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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할 때 준비를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다. 정해진 일정을 딱딱하게 짜기 보다는, 가고 싶은 장소를 엄청나게 많이 찾아 놓고 그날그날 더 땡기는 곳으로 여행한다. 그 중에서도 어지간하면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있는데, 이번 미 서부 여행에서는 바로 "뮤어우즈 국립공원" 이었다.


뮤어우즈는 여행객들에게 보통 요세미티를 가지 못할 때 대안으로 가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둘은 완전 성격이 다르다. 요세미티는 말 그대로 대 자연의 웅장함을 느끼기 위한 곳이라면, 뮤어우즈는 피톤치트 가득한 조용한 숲에서 산책을 하며 사색을 하기 위한 곳이다. 실제로 뮤어우즈 국립공원에는 여행객 보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훨씬 많다. 


딱 이런 분위기의 숲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곳이다.


사실 뮤어우즈를 알게 되고, 꼭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최근 리부트된 시리즈에서 금문교 넘어 시저가 뛰어 놀던 그 숲이 바로 뮤어우즈이다. 어디선가 그 내용을 듣고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꼭 뮤어우즈에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오사카-교토 여행에서 비오는 날의 철학의 길이 너무나 좋았기에, 사실 살짝 비가 내리는 것을 기대했다.

여름의 샌프란시스코의 날씨가 그렇듯, 비를 만나기는 역시나 어려웠다. 그래도 새벽같이 도착한 뮤어우즈의 아침은 기대한 것 이상의 만족을 주었다.


교통 :  차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거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뮤어우즈까지 오는 산길이 굉장히 험하다. 좁은 일차선 도로에 옆은 끝없는 낭떨어지라 운전이 미숙하다면 조금 무서울 수도 있다.


주차 : 뮤어우즈의 주차는 악명높다. 하지만 주로 10시 이후에 차가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8시~9시 사이에만 도착해도 충분히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8시쯤 도착해서 11시정도에 나갔는데, 나가는 길에 주차장에 줄서있는 끝도 안보이는 차들을 볼 수 있었다. 늦게 올 생각이면 안오는게 좋을듯 하다. 거기다 아침의 느낌이 훨씬 좋다!



뮤어우즈 국립공원의 입구이다. 표를 사서 들어가면 된다. 가격은 7$이고 따로 지도나 바우쳐같은걸 살 필요는 없다.

아침이라 상당히 한적하다. 입구에서부터 피톤치트 내음이 가득 풍겨온다. 나도 모르게 숨을 깊게 들여마시게 된다.




혹성탈출을 봤다면 이 문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뮤어우즈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에서 시저가 뛰어놀던 숲이다.(영화에서는 Red Woods 라고 하는데 Red Woods는 뮤어우즈 국립공원의 별명이다.)




입구에 들어오면 기념품 샵이 있다. 생각보다 뽐뿌 오는 기념품들이 많다.

한쪽에는 작은 레스토랑에서 커피와 브런치를 팔고 있었는데, 오는길에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를 사오지 않았다면 분명 여기서 아침을 해결 했을것 같다. 수백년이 넘는 나이의 삼나무 숲에서 먹는 커피와 샌드위치라니..



삼나무로 만들어진 수많은 물건들이 있었는데, 특히 아래처럼 사람 이름이 새겨져 있는 맥가이버칼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성인 "Kim, Lee, Park" 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내 영어 이름이 새겨진 칼을 발견하고 하나 집어 들었다. 혹시나 김,이,박씨 성을 가진 지인에게 줄 선물로 딱 좋을것 같다.



수백살이 넘은 삼나무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인간이 계획해서 만든 숲이 아니기 때문에 규칙성은 없지만, 그것 자체가 묘한 매력을 가져다 준다.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가 매우 잘 되어 있다. 간간히 정말 작은 표지판으로 출입 금지가 표시되어 있는데, 숲 자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잘못 들어가면 길을 잃을 위험이 있다. 실제로 길을 잘못 들어서 하이킹 코스를 타는 바람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한시간을 더 걸었다.



아래에 공간이 생긴 나무들이 많았는데, 성인 남성이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만한 크기다.

저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혼자 갔기에... 들어가서 한장 찍고 싶었지만 그냥 지나쳤다.



공원 입구쪽에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깊게 들어오거나, 하이킹 코스를 타게 되면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혼자서 숲길을 한참동안 걸었다.

일을 시작하고 다니는 여행은 보통 시간에 쫓겨 여유를 찾기 어려웠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그것도 미국이라는 대륙의 인적 없는 숲 길을 혼자 산책하는 것은 스스로를 잠시 돌아볼 수 있는 최고의 힐링이었다.




뭔가 의미가 있거나 사연이 있는 장소, 혹은 나무들에는 이런식으로 친절하게 설명이 적혀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하나씩 읽다 보니까 재미있는 사연들이 많았다. 입구에서부터 많은 안내문들을 지나쳤는데,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하나 하나 읽어보며 오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나오는 길에 다시 찍은 입구의 모습이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제법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

(주차는 정말로 힘들어 보였다.)


뮤어우즈 국립공원은 단순히 영화 혹성탈출 때문에 간 장소였다. 가는 길도 험하기도 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생각보다 멀다. 그래도 바쁜 일정 속에서 잠시 여유와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뮤어우즈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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