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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저녁때 잡혀있던 술약속이 파투가 났다. 불금 술약속을 위해 퇴근도 일찍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김 빠지는 일이었다. 칼퇴한 불금에 약속이 사라지다니.. 다른 약속을 잡아볼까 하다가 지난 한 주가 너무 바빴어서 집에 일찍 들어가서 밀린 포스팅도 하고 쉬어야 겠다 결정했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서 퇴근길 집앞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들어갔다가 눈에 딱 들어온 자이언트 라볶이! 

워낙에 라볶이를 좋아하는데다 누가 봐도 불량식품 같이 생긴 것이, 안그래도 요즘 운동한다고 식단을 조절했더니 갑자기 확 땡겨서 맥주 몇 캔과 함께 집어 들었다. 어디서 들은건 있어서 스트링 치즈도 2+1 행사로 세개를 함께 챙겼다. 라볶이 가격은 2,5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맥주 한캔과 동일한 가격.


하지만 그 날 오랜만에 동생이 집에 와서 같이 외식을 하게 되었고, 불쌍한 라볶이는 주방 어딘가에 쳐박혀 버렸다. 그러다 발견된 것이 바로 오늘! 토요일인데 저녁을 5시쯤 먹어서 집에 들어오니 너무 출출했다. 자극적인 야식거리가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지난주에 사놓고 쳐박아둔 라볶이가 떠올라 꺼내들었다. 레시피 같은 것을 주제로 포스팅 해 보는건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 맥주없는 야식은 와사비 없는 초밥이랑 똑같은 것이라는건 다들 아시리라 믿고 스텔라 한캔도 함께 꺼냈다.



눈물나게 맵다고 하지만 스트링 치즈와 함께라면 괜찮을거라고 안일한 판단을 한 뒤 본격적으로 라볶이를 풀어헤쳤다. 김준현씨는 어떤 음식을 광고해도 최적의 모델일듯 싶다. 역대 연예인중 가장 음식 그 자체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간단하게 떡과 라면, 고추장 소스가 들어있다. 라면은 포장지에도 쓰여 있듯 일반적인 튀긴 라면이 아니라 생면이다. 떡은 쌀90%에 밀 10%로 쌀떡볶이라고 할 수 있다. 쌀떡과 밀떡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한다기 보다는 떡볶이 조리법에 따라 더 잘 어울리는 떡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당동식 국물 떡볶이는 밀떡이 잘어울리고 라볶이는 라면과 함께이기 때문에 쌀떡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괜찮은 조합이었다. 라볶이 소스는 "맛죤식품" 이라는 곳에서 OEM을 하는 듯 했다. 



조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아니, 편의점 레시피이니만큼 간단해야만 한다.


1. 라면과 떡, 소스를 용기에 넣는다.

2. "끓는 물"을 선까지 붓는다.

3. 전자레인지에 3분~3분 30초 돌린다.

4.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동안 스트링 치즈를 북북 찢어준다.

5. 스트링 치즈를 올리고 약 1분 전자레인지에 더 돌려준다.




그렇게 완성된 비쥬얼은 생각보다 막 먹음직 스럽지는 않았다. 

스트링 치즈를 두개나 넣었더니 전자레인지에 조금 더 돌려줄걸 그랬다.



여기서 쉐낏쉐낏 해주면 진정한 치즈 라볶이의 비쥬얼이 탄생한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매운 음식을 종종 먹지만 사실 잘 먹는 편은 아니다. 딱 대한민국 성인 남성 표준의 매운맛 내성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기준으로 많이 매웠다. 

내가 기대했던 라볶이의 맛은 김밥천국 라볶이처럼 은은한 매운맛 사이에 느껴지는 달달한 맛이었는데 매운맛이 강해서인지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마법의 소스인 케챱! 사실 이런 라볶이 류의 단맛을 내는 것에 실제로 케챱이 많이 쓰여진다고 한다. 소량의 케챱을 넣고 다시 비벼 줬더니 그나마 내가 기대한 달달한 맛이 느껴졌다.


김밥천국 달짝지근한 라볶이를 기대하시는 나같은 초딩입맛 분들에게는 그다지 추천 하는 맛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고 싶다. (사실 절반쯤 먹다가 동생 줘버렸다..) 

하지만 매운맛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나, 달달한 떡볶이 보다는 화끈한 맛을 찾는 분에게는 추천한다. 2500원이라는 가성비 면에서는 매우 괜찮은 양과 퀄리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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