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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성하는 오사카 혼자여행 포스팅이다. 가장 최근의 여행이 무려 8개월 전이라니.. 어쩐지 요즘 부쩍 울적하고 자극이 필요한게 천상 방랑벽이 맞는듯 하다. 1일 5식, 1식 2맥주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다 못해 혼자서 3박 4일 동안 순수 식비로만 8만엔(한화 약 80만원)을 탕진한 오사카 혼자 여행의 포스팅을 전부 털어 낼 때쯤 다음 여행을 준비할 듯 하다. 사실 요즘 정말 바쁘고 할 일이 많아서 언제 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있다.


무튼, 사실 나는 여행지에서 햄버거를 먹는다는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에게 있어서 음식이 여행에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기에 여행지에서는 꼭 현지식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모스버거는 그 강박 자체를 깨주었다. 우연히 충동적으로 들어간 첫 매장인 신사이바시(나가호리바시)점과 오사카를 떠나기 전 아쉬워서 한번 더 먹은 마지막 식사인 간사이 공항점 두개에 대한 소개이다. 




1. 신사이바시(나가호리바시) 점


호텔에서 나와 주린 배를 이끌고 첫 목적이로 이동할 때 눈에 보인 모스버거 매장은 나를 너무나도 강렬하게 유혹했다. 문득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지인이 한 말이 떠올랐다. "일본에서 5년을 살았는데, 제일 생각나는 음식이 모스버거다." 먹으려고 여행갔는데 땡기면 일단 들어가야지.


나는 호텔에서 신사이바시까지 걸어가는 길에 우연히 들어간 매장이지만, 찾아가려는 사람을 위해 지도를 첨부한다. 메인 거리인 신사이바시역에서 도보로 10분정도면 갈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굳이 찾아가기에도 나쁘지 않다.




나가호리바시역과 신사이바시역 사이에 있는데, 두 역 사이가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에 성인 남성의 걸음으로 도보 10분 안에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파란 동그라미 부분에서 아래와 같은 간판을 발견한다면 모스버거 매장을 찾은 것이다. 나가호리바시에서 신사이바시쪽으로 이동하는 방향에서 찍은 사진이다.



다시 봐도 일본의 거리는 뭔가 서울과 비슷하면서도 이상하게 일본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이 난다. 뭔가 레고 같다고 해야하나.. 그냥 똑같은 거리의 모습인데 이상하게 아기자기하다. 문을 열고 매장에 들어가면 친절해 보이는 점원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누가 봐도 여행객 차림이라 영어로 된 메뉴를 건내는 것이 프렌차이즈 답게 외국인에 대한 대응 교육이 잘 되어 있는 듯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에서 나온 직후라 커피가 무척 마시고 싶어서 커피 한 잔과 기본 모스버거와 감자튀김 셋트를 주문했다.


커피는 주문과 거의 동시에 준비 해 줬다. 역시 아침에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수혈받아야 한다. 아침에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마치 내 피에 카페인을 수혈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이다. 모스버거의 서빙 방식은 한국의 모스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렇게 번호표를 테이블에 세워두면 점원이 직접 가져다 준다. 사실 저 때 까지만 해도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굳이 본점인 일본에서 먹는다고 해도 똑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잠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하루 일정을 다시 정리하고 있을 때, 버거와 감자튀김이 도착했다.



하아....... 토마토 덕후인 나로써는 사진만 봐도 침샘이 정신을 못차린다. 한입 베어먹기도 민망할 정도의 완벽한 비쥬얼이다. 사진이 잘 나온게 아니라,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먹음직 스럽다.

 내가 한국에서 먹어본 모스버거의 비쥬얼은 분명 이정도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래는 잠시 비교를 위해 구글 이미지로 신촌 모스버거를 검색해서 퍼온 모스버거 한국 지점의 이미지이다.

이제 비교가 되시는가?

얼마 전 미국의 쉑쉑버거가 처음 강남에 입점했고, 강남점이 작년 매출기준 전 세계 지점중 1위를 했다고 한다. 굳이 쉑쉑버거를 먹으로 강남까지 가서 1시간을 줄서서 기다리고 먹는 사람을 보며 내가 한 말이 있다. 저건 그냥 가서 사진 한 장 찍고, 인스타에 "아~ 내가 미국에서 먹던 맛이랑 다른데" 라고 한 줄 적으려고 가는거라고. 근데 이건 진짜다. 모스버거는 "굳이" 일본까지 가서 그 수많은 맛있는 먹거리들 중 한끼 포지션을 차지할 가치가 있는 맛이었다. 


도대체 한국점과 무엇이 다른것인지 궁금해서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 잠실에 있는 매장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 때 확실히 느낀것이 바로 "빵의 따듯함" 과 "야채의 신선함" 이었다. 오사카에서 먹은 버거의 빵은 정말 따듯하고 푹신했다. 탱글탱글한 식감에 씹으면 따듯하고 부드러운 맛이 확 느껴졌는데, 한국의 모스버거는 그냥 식은 햄버거 빵이었다. 또한 토마토와 양파의 신선도에 차이가 확연하게 있었다. 감자튀김의 맛은 한국점도 똑같이 맛있었다.



2. 간사이 국제공항점


사실 일반적으로 공항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 뭔가 가격 대비 바가지 일 것 같고, 조금 맛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균등한 맛을 보장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음식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 거기다 돌아가기 직전까지 꼭 한번 더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모스버거가 간사이 국제공항에 입점해 있다는 것을 알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마지막 식사로 선택했다. 

매장을 찾는 것에서 조금 길을 헤맸는데, 국제선 쪽에서 비행기 표를 받고 짐을 부친 뒤에 항공사 데스크가 있는 층에서 한 층 내려와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쪽에 위치해 있다. 미스터도넛과 같은 유통사에서 유통하는 것인지 미스터도넛 매장과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한국 매장과 가장 큰 차이가 난다는 에비가츠버거와 메론소다를 주문했다. 새우를 갈아서 패티를 만드는 한국의 지점과는 다르게 새우를 통으로 넣는다고 한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비쥬얼과 맛이었다. 하지만 내가 워낙에 토마토 덕후이기 때문에 커다란 토마토 슬라이스 하나와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가 가득 들은 기본 모스버거가 더 맛있긴 했다. 배고파서 먹느라 단면을 찍지는 못했는데, 칵테일 새우 크기의 새우가 통으로 패티 속에 가득 들어있었다. 메론소다는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메론소다의 가격도 상당히 나가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호김심에 먹어보는 것이 아니라면 추천하지는 않는다.


모스버거는 일본이 원조이고 일본 프렌차이즈이기 때문에 어쩌면 맛의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래저래 알아보니 롯데리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햄버거 프렌차이즈들이 일본에서 확연하게 맛이 더 좋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사실 재료나 원가 자체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을텐데 무슨 문제인건지.. 다른 나라에서는 여행을 가서까지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겠지만 도쿄나 다른 일본 지역에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패스트푸드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모스버거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버거도 죄다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일본의 모스버거는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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