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있다.
사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종일 실내에서 일하다 해 지고 퇴근하는 직장인은 겨울이 끝나고 있다는 것이 잘 와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봄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점심시간 산책하는 사람이 참 많아졌고,
사람들의 옷이 얇아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생각나 멜론 앱을 실행하면, 이미 벚꽃좀비는 어김없이 차트인을 하고 30위까지 올라와 있다.
그리고 길고 긴 겨울 따듯한 실내만 찾아다녔던 답답함을 떨쳐버리고자 봄이 오기만을 벼르고 있었기에, 어디론가 나들이를 가야할 것만 같은 의무가 든다.
서울에서 차로 1~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낭만 가득한 나들이 장소를 소개하려고 한다.
경기도 양평 북한강변에 있는 "문호리 리버마켓" 이다.
우리나라의 플리마켓 중 가장 규모가 큰 몇 곳중 하나라고 한다.
반짝이는, 고요한 북한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밝은 채도의 리버마켓은 매우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마침 지코&루나의 "사랑이었다" 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잔잔하게 들려오는 BGM은 문호리 리버마켓을 구성하는 모든 조건들과 잘 어우러진다.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많은 소상인들이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 옆의 강변에는 피크닉을 할 수 있을만한 충분한 넓이의 잔디와, 리버마켓 측에서 마련해 놓은 듯한 의자와 탁자들이 놓여져있다.
마켓은 생각보다 더 길게 이어져 있는데,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으면 30분정도는 걸릴만한 규모이다.
구경하며 걷다 보면 중간에 큰 공터가 있다. 마켓에서 산 먹을거리들을 먹는 사람들, 뛰어 노는 아이들, 한편에 마련된 모닥불에서 고구마를 구워먹는 사람들까지 너무나도 평화로운 모습에 잠시 넋을 잃는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튀겨내는 모양이 너무 맛있어 보여 고구마 칩을 한봉다리 샀다.
감자칩을 먹고 싶었는데 감자는 재료 준비중이라 3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바로 준비되는 고구마칩으로 샀다.
잔잔한 강가에서 피크닉 매트를 펼쳐놓고 앉아 고구마칩을 먹는다.
뭔가 허전하지 않은가?
크.. 맥주를 옆에 두니 이제 허전함 없이 그림이 제대로 나온다.
모든 낭만에 알콜은 화룡점정 같은 역할이 확실하다.
사실 문호리 주민이 아니고서야 차가 없이는 올 수 없는 위치라 그런지 술을 파는 곳은 거의 없었다. 나도 한모금에 만족해야 했음이 아쉽다.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은 양평과 여주에서 토,일 주말에 격주로 열린다.
이번주에 문호리에서 열렸으면, 다음주에는 여주에서 장이 열리는 방식이라 미리 일자를 확인해 보고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양평 서종면 문호리 삼거리를 지나 강변에 위치해 있다.
네비게이션에 "문호리리버마켓" 을 입력하면 나오기 때문에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주차공간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문호리 리버마켓이 열리는 곳을 지나 차로 3분거리 정도에 그 유명한 테라로사 서종점이 있다.
리버마켓과 함께 묶어서 나들이 하기 좋다.
문호리 리버마켓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평화로움" 이다.
도심에서 벗어나 잔잔하고 고요한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 근교 당일치기로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은 '나만 알고싶은' 최고의 나들이 장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