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은 꽝남 성에 속해 있는 작은 도시이다. 최근 베트남에서 다낭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며 다낭과 택시로 30분 내외 거리에 있는 호이안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로 '휴양'이 주 목적인 다낭 여행에서 곁다리로 당일치기 혹은 1박 일정으로 '끼어 가는' 곳이 호이안 이다.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1. 휴양 / 2. 새로운 문화 관광 / 3. 유흥
호이안은 베트남에서 가장 '베트남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을 전체가 한국의 인사동 같은 곳이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베트남' 그 자체의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비록 다낭 일정에 +@ 느낌으로 끼어 갔던 호이안 이지만 개인적으로 4박 5일의 호이안-다낭 일정에서 가장 좋았고, 진짜 베트남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 호이안 이었다. 옛 베트남을 그대로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 생각된다.
호이안은 다낭 국제공항에서 택시로 40분 정도 걸린다. 미케비치에서는 약 30분정도 소요된다.
"다낭-호이안에서 택시를 타는 요령" 이라고 안내되어 있는 많은 글들을 봤지만 사실 대부분이 매우 친절하고, 젊은 여행자 들은 구글맵을 사용하기 때문에 괜히 돌아가서 문제를 만드려고 하지도 않는다.
공항에서 40여분 동안 다낭 도로를 구경하며 호텔로 도착했다. 호이안에서 1박을 책임져 준 호텔은 "호이안 히스토릭 호텔" 이었다.
호이안 여행은 크게 목적에 따라 두 곳으로 나뉜다.
세계 5대 해변이라고 하는 다낭의 미케비치에서 이어지는 "안방비치"가 있는 파란색 부분과 옛 베트남 모습을 잘 보존해 베트남의 정서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호이안 구시가지"가 있는 빨간색 부분이다.
리조트가 모여있기 때문에 휴양을 위해서는 안방비치쪽에, 관광을 위해서는 구시가지 부근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나는 다낭에서 4일동안 휴양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호이안에서는 구시가지에 호텔을 잡았다.
여행을 가기 전, 호이안 구시가지의 야경이 정말 예쁘다는 정보를 많이 접했기 때문에 사실 낮의 모습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밤보다 낮이 더 아름다웠던 곳이었다.
호이안 구시가지의 골목이다. 푸른 나무들 사이사이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구름이 많이 껴 있는 6월 초의 날씨였음에도 얼굴은 분단위로 까맣게 타고있었다.
여기저기에 정말 많은 등불이 달려 있는데, 밤이 되면 이 등불들이 켜지며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길거리 음식을 파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의외로 관광객들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았다.
(밤이 되면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구시가지의 너무나도 "베트남 스럽고" "아름다운" 골목을 빠져나오면 투본강가가 나온다.
구시가지의 복고 스러움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소위 "삐끼" 들이 많다는 것이다. 배를 타고 투어를 하라는 삐끼들은 해가 어둑해져 갈수록 점점 많아진다.
그것 말고는 '완벽하다' 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마을이었다.
별다른 목적지 없이 마을 이곳 저곳을 발 가는대로 다녔다.
중심지가 아닌 외진 골목들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아 다소 무섭기도 했다. 베트남은 공산국가이기에 워낙 치안이 좋긴 하지만, 사람 없는 정비되지 않은 외지는 이상한 공포감을 준다.
다시 호이안 구시가지의 중심부로 돌아와 트립 어드바이저 호이안 1위 식당 MIX Restaurant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오니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다.
호이안에서 해가 진다는 것은, 마을 곳곳에 수도 없이 달려 있는 등불에 불빛이 들어온 다는 것을 뜻한다. 투본강을 끼고 옛스러운 베트남 골목 골목에 등불이 들어오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아름다운 무늬의 다양한 등불을 판매하는 가게가 많다. 낮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등불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점점 더 어두워지며 구시가지 여기저기에 등불이 켜진다.
등불이 켜지기 시작하면 한적했던 호이안에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해가 완전히 지고, 도시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을 찍는것 조차 힘들 정도였다.
베트남에서의 첫 식사를 그리스 음식으로 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에 호이안에서 베트남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모닝글로리' 라는 식당에 찾아가 야식을 먹고 첫 일정을 마쳤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한적한 호이안의 모습이 너무 그리워 혼자 다시 나왔다.
어제 밤의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에 갔는지.. 등불로 가득한 몽환적인 호이안의 밤도 좋지만, 나는 이런 한적하고 고요한 모습이 더 좋다.
투본강이 보이는 한 카페의 바에 앉아 베트남 커피를 마셨다. 혼자서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니는 현지 사람들과 투본강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베트남 분들이 말을 걸어온다. 처음에는 호객행위인줄 알고 조금 경계했지만, 그냥 한국사람에 관심이 많은 순수하고 수줍은 말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도 어눌한 영어와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 한참을 대화했다. 거리를 청소하던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베트남 청년부터, 빅뱅을 너무 좋아하는 옆 카페 여종업원, 한국에 가서 사는게 꿈이라던 여대생까지. 더운 날씨에 커피나 한잔 하려고 들어왔던 카페에서 뜻하지 않게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베트남 사람들의 순박함이 너무 좋아졌다. 한국을 너무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했다.
다낭 여행을 계획하던 중, '어쩌다' 오게된 호이안에서의 1박이었다.
옛 베트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순수한' 도시에서 '순수한'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던 최고의 하루 였다고 생각한다.
혹시 다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호이안을 당일치기가 아닌 1박 일정으로 여행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