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특히 캘리포니아를 여행할 때에는 주로 샌프란시스코에 숙소를 잡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호텔들은 비싸고 가격에 비해서 시설이 좋지 못하다. 심지어 차를 랜트하는 경우, 대부분의 호텔이 주차요금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
나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딱 하루하고 반나절만 여행할 계획이었다. 랜트카도 있었기에 굳이 샌프란시스코에 호텔을 잡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샌프란시스코 근교 도시에 숙소를 잡기로 결정했다.
교통이 편리하고, 숙박비가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딱 맞는 도시가 있었다.
바로 "산 호세 (San Jose)" 이다.
1. Why San Jose
산호세는 샌프란시스코와 차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번 여행의 코스가 소살리토 - 샌프란시스코 - 몬터레이 - 카멜바이더시 - 빅서어 까지 둘러보는 해안도로 자동차 여행이었기에, 산호세의 위치는 최적이었다.
거기다 리버모어 프리미엄 아울렛이나 길로이 아울렛과 같은 아울렛들도 30분내외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산호세와 팔로알토를 아우르는 일대는 그 유명한 "실리콘밸리" 다.
많은 IT 공룡 기업들과 스타트업, 벤처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꿈의 도시이기도 하다. 사실 다른것을 다 떠나서 이것 하나만으로도 IT업계 종사자라면 산호세에 있어야할 이유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그래서인지 출장객들을 위한 저렴하면서도 시설이 괜찮은 호텔들이 많이 있다.
2. Four Points by Sheraton San Jose Airport
나는 그 중, Booking.com에서 특가로 나와 있던 Four Points by Sheraton San Jose Airport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산호세 에어포트) 를 예약했다.
호텔의 위치는 산호세 공항 근처이다. 산호세 다운타운까지 도보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호텔 근처에서 다운타운까지 10분정도 걸리는 경전철이 다닌다.
주차장도 넉넉하게 있고 숙박객에게 따로 주차비를 받지도 않는다.
1박에 15만원 정도에 예약을 했다. 단, 미국 호텔들은 예약한 금액 외로 따로 세금이 붙는다. 세금까지 포함하면 16~17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6실인 도미토리가 1박에 9~12만원 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거기에 주차 요금금 별도이다. 그냥 조금 더 내고 편하게 자자.
상당히 오래된 호텔이라고 한다.
건물 여기 저기에 세월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오래된 호텔이 관리가 잘 되어있지 않을 경우에는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잘 관리된 오래된 호텔에서는 특유의 클래식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3. 룸 컨디션
룸 내부는 미국의 일반적인 3성급 호텔에 비해서 훨씬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다만 역시 세월은 피해갈 수 없기에.. 자세히 보면 조금씩 낡은 부분들이 보이긴 한다.
아무래도 호텔의 위치가 도시 중심부가 아니기 때문에 늦은 밤에는 주변을 돌아다니기에는 조금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정점에 있는 미국의 15만원짜리 3성급 호텔에 뭘 더 바랄까. 이정도면 나 혼자 여행으로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룸에 메인 조명이 없다.
몇몇의 작은 조명들과 햇빛으로 빛을 해결해야 하는데, 나쁘게 보면 살짝 어두침침 하고 좋게 생각하면 아늑하다.
뉴욕에서 비슷한 가격의 4성급 호텔에 숙박한 적이 있다.
방의 크기는 그 호텔의 정확히 2배라고 할 수 있다. 뉴욕의 물가가 비싼 것인지.. 산호세가 저렴한 것인지...
혼자 넉넉하게 지내기에 딱 좋은 크기다.
4. 화장실
세월의 흔적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화장실 이었다.
깨끗하게 관리가 되긴 했지만, 여기저기 낡은 부분이 많았다.
3성급 호텔이니 만큼 어매니티는 기대할 수 없었지만, 혼자 숙박하는 것이었음에도 수건을 하루에 6장씩 넉넉하게 줘서 마음에 들었다.
물론 헤어 드라이기와 같은 기본적인 물품들은 당연히 구비되어 있다.
5. 마무리
또 산호세에서 숙박을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나에게 비슷한 상황과 금전적 여유가 주어진다면 별 고민 없이 Four Points by Sheraton San Jose Airport를 다시 선택할 것이다.
무엇보다 샌프란시스코 인근과 샌트럴코스트에 모두 인접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가장 추천할만 하다.
거기다 IT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거나 IT업계에 몸담은 개발자라면, 산호세는 차 타고 오며가며 보이는 페이스북, 구글, 오라클 등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도시이다.